Wednesday, October 18, 2017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 명암에 대해 (2017년 4월, 코리아저널 제3호)

작년 이세돌 9단을 상대로 한 세기의 바둑대국에서 승리한 인공지능 알파고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춘 알파고는 현재 더욱 강해져서 더 이상 인간이 알파고를 이기기 힘들다고 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이 프로기사들을 대신하여 리그전을 벌일 수도 있을 듯하다.
딥러닝으로 무장한 인공지능의 활약상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IBM인공지능 왓슨은 방대한 분량의 의학논문을 빠른 시간에 분석하여 필요한 의료정보를 적재적소에 제공하고 있으며, 그 활동영역을 법률서비스로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부문도 마찬가지다. 핀테크 혁명에 힘입어 이미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사무직 노동자가 아닌 인공지능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세계는 인공지능이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소위 4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 들었다. 생산성의 획기적 증가라는 장미빛 전망과 함께 이로 인해 파생될 있는 문제점들 역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인간노동력을 상당부분 대체할 경우 국가의 사회안전망 제공기능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해 4/4분기 소득세 징수액이 $1,963 billion에 달했는데, 이는 미국정부 총 지출액의 31%, 그리고 사회보장, 메디케어, 그리고 실업보험 등을 포함하는 사회안전망 관련 지출금액의 71%에 달하는 실로 막대한 금액이다. 다시 말해 자동화로 인간노동력이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경우 정부세수가 크게 줄어들고 이로 인해 사회보장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 실업자는 늘어나는데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오히려 위축된다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는 소득불평등의 문제도 악화시킬 수 있다. 자동화는 생산비용을 낮추고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킨다. 실직한 노동자들의 소득은 줄어드는 반면, 이렇게 증가한 이윤은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되거나, 자동화 과정에서 살아남은 노동자들에게 더 높은 임금으로 지출될 것이다. 따라서 자동화로 인해 사회구성원간 소득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일까? 지난 2월 유럽의회에 인공지능에 기반한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여 자동화로 실직한 노동자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고 기본소득을 보장할 재원을 마련하자는 방안이 상정되었으나 결국 거부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MS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로봇稅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며 이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예를 들어 섬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로봇세의 부과로 기술혁신이 저해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반면,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예일대 쉴러교수의 경우 로봇세에 대한 프레임을 바꿀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내었다.
필자는 로봇세의 도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이를 추진함에 있어 많은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인간노동자와는 달리 로봇의 소득은 정확히 산출하기 어렵다. 또한 인간의 업무를 보완하는 기술과 이를 대체하는 기술 간의 구분이 모호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얼마의 소득에 어떤 세율을, 어떤 경우에 적용해야 할지에 자의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조세저항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로봇세에 대한 대안으로 국부펀드를 이용하자는 의견이 그리스 재무장관 바루파키스 등에 의해 최근 제시된 있는데 필자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방안이라 생각된다. 논의의 핵심은 초기 가용세금을 이용, 국부펀드를 조성하여 자동화 비중이 기업들의 지분을 편입한 , 이에서 창출되는 배당금으로 정부 稅收의 손실을 보전하고 실업노동자들의 생활안정과 재취업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의 재원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이다. 로봇세를 부과함에 따라 기술혁신이 저해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앞에서 지적한 세금징수의 자의성과 그에 따른 조세저항을 회피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의 발달은 4 산업혁명 시대에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생산성 향상이 가져다 줄 혜택의 공정한 분배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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